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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독서



주제 사라마구라는 이름만 보고 일본 작가의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오랫동안 이 책을 읽지 않고 있었다. 일본 소설을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본 소설을 읽을 거라면 미야베 미유키나 무라카미 류의 소설이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앞에 있었기에 이 책은 언제나 뒤로 미뤄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회사 장터에서 책을 나눔하는 걸 받아서 보게 되었다. 알고보니 일본 사람이 아니라 포르투갈 사람이었고, 책의 한국어판이 처음 나온 1998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었다. 아마 이 책도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오게 되었으리라. 

마술적 리얼리즘. 마르케스나 보르헤스의 글을 읽을 때는 그저 긴 문단에 조금은 지쳐가면서 책장을 넘겼지만 이 소설은 달랐다. 한 문장 한 문장 숨이 막히게 하면서도 문단이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정확한 묘사와 생동감있는 정서의 전달은 이 작가가 왜 노벨문학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읽은지 꽤 되었지만 지금에서야 독후감을 쓰는 이유는 최근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메르스 전파 사태 때문이다. 소설에서는 원인 모를 전염으로 인해 결국 나라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이 멀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자들을 빠르게 수용소에 격리하고 최소한의 식료품과 비상물품을 적어도 나라가 기능을 할 수 있는 동안은 계속 지급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더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감염 의심자를 자가격리하고, 그 사람이 골프를 치러 나가고, 자가격리자의 식사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감염병원 등의 정보는 비밀에 부치고 있고... 2010년에 세상을 떠난 주제 사라마구가 조금 더 오래 살아서 이 광경을 봤다면 대체 뭐라고 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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